남산자락의 마을 책방
해방촌의 마당
박서진
“해방촌”은 직선과 격자로 이루어진 기존의 도시구조와 다르게 구불거리고 경사진 골목길로 흘러가는 공간들이 가득한 마을입니다. 작은 공원조차 없이 머물 수 있는 곳은 상업적인 공간뿐이었기에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머물고 모일 수 있는 마당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해방촌의 입면입니다. 언덕진 마을의 입면은 다양한 건물들 그리고 산과 길들이 중첩되면서 하나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이러한 입면들이 해방촌 마을의 맥락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해방촌의 도시구조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지닌 공간들을 중첩하고, 깨트리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계획대지인 기존 용산2가동 주민센터는 해방촌의 맥락보다 큰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어 이를 깨뜨리면서 최대한 주변맥락을 끌어오고자 하였습니다.
산, 길과 마을의 연결을 중심적으로 두고 흐름을 형성시켰습니다. 뒤쪽은 남산, 앞쪽은 마을과 접한 남산 끝자락에 위치하기 때문에, 남산의 자연을 마을까지 끌고내려와 서로 다른 두 조직을 연결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도서관, 서점과 자연이 엉켜있는 공간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중첩된 공간들이 외부인 듯, 내부인 듯 중의적인 성격을 띠며 다양한 마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해방촌의 책방과 도서관을 결합하여 책을 향유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하였습니다. 책방은 책을 사는 곳, 도서관은 책을 열람하는 곳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사람들이 책 문화를 공유하는 곳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상호작용하는 곳으로 변화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기존 도서관의 열람 기능을 유지하되 그 안에 책방을 담고자 하였고, 이때 책방은 서점이기도 하면서 책을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책방+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사람들이 쉬어가고, 이야기를 나누는 해방촌의 마당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