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흐르는 담
경계를 연결로 바꾸는 건축적 제안
김주현 KIM JU HYEON
lprolruin@naver.com
‘단절의 담을 회복과 사회화의 장으로 전환하다.’
이 프로젝트는 소년원의 경계를 다시 바라보며 시작되었다. 지금까지의 소년원은 높은 담과 단절된 구조 속에서 청소년을 지켜내기보다는 격리와 통제의 이미지를 강하게 남겨왔다. 그러나 경계는 단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수 있는 접점이기도 하다. 본 설계는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소년원이 사회와 이어질 수 있는 열린 가능성을 건축적으로 제안한다.
기존의 소년원 내부는 기능별로 단절된 공간 배치와 강한 통제 구조로 인해 생활과 배움, 교류가 분리된 채 존재해왔다. 이에 반해 본 설계는 세 가지 원칙으로 공간을 새롭게 구성했다. 첫째, 생활 공간과 공용 공간, 그리고 야외 공간을 중첩시켜 배치함으로써, 기존의 경직된 단절 대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맺어지도록 했다. 둘째, 단일한 운동장이라는 획일적 공간 대신, 다양한 성격의 중정과 오픈스페이스를 조성하여, 경계가 점차 완화되며 열린 경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셋째, 기존의 과밀 수용과 획일적 관리가 아닌, 연령과 성장 단계에 따른 분리 수용 방식을 도입해, 통제와 자율이 균형을 이루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격리하는 시설이 아니라, 회복과 성장을 위한 배움의 장소로 소년원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사회와의 거리를 좁히며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청소년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설 수 있는 새로운 건축적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